동굴 속의 닻③
2019. 8. 12. 20:22
Alexander Hamersley [ We cast anchor lowered it into the water off a small island. ] VII. 송곳은 단번에 뽑혀 나갔다. 상처가 거칠게 벌어졌고, 출혈은 치사량을 가볍게 넘겼다.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 몸의 모든 감각으로부터 배제되고 있었다. 의식은 점점 아득해져만 가는데, 설상가상으로 호흡까지 쉽지 않았다. 숨 쉴 때마다 자꾸만 목구멍에서 피가 왈칵 쏟아져나왔다. 나는 상처 부위를 두 손으로 꽉 눌렀다. 끔찍한 통증이 다시금 전신에 휘몰아쳤지만, 그래도 다행히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그래, 모름지기 사내새끼라면 그 정도 근성은 보여줘야지.” 짐승은 여전히 나를 따라오고 있었지만,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