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오스 선서
중세에 마법사들은 천주교의 박해를 피해 다른 차원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마법사들은 지구에 남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 이들은 무엇보다도 마법사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
클라우디우스 선서는 조합에서 내부의 고발자를 방지하기 위해 처음 도입되었다. 조합은 모든 조합원에게 의무적으로 클라우디오스 선서를 할 것을 요구했고, 또한 선서에 강제력을 부여해 마법사들로 하여금 침묵을 지키도록 하였다.
이 선서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였다. 천주교의 이단심문관들이 조합원을 고문해도, 선서의 강제력으로 인해 다른 조합원의 이름과 신상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이단심문관들은 고구마 줄기 엮듯 마법사 사회를 한번에 뿌리 뽑으려 했으나, 선서의 강제력이 그것을 가로막은 셈이다.
클라우디오스 선서에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 다만, 선서를 선언하는 최초의 한 문장은 반드시 오튼-아렙스어로 말해야 한다. 그것으로 선서는 강제력을 갖는다. 이 선서의 기본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다.
선서의 선언
- 나 ㅇㅇ은 다음의 내용을 지킬 것을 위대한 대마법사 클라우디오스의 이름의 아래서 엄숙히 맹세한다.
선서의 내용
- 나 ㅇㅇ은 일반인(혹은 비 마력사용자)의 앞에서 사사롭게 마법(혹은 주술, 초능력 등)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 나 ㅇㅇ은 일반인(혹은 비 마력사용자)에게 마법(혹은 주술, 초능력 등)과 관련된 그 무엇도 발설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 나 ㅇㅇ은 마법(혹은 주술, 초능력 등)을 사용해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 나 ㅇㅇ은 마법(혹은 주술, 초능력 등)을 사용해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할 운명을 거스르지 말아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 나 ㅇㅇ은 조합의 규칙을 준수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 조합에 가입할 때만 추가되는 내용 ]
선서의 마무리
- 나 ㅇㅇ은 이상의 내용을 지킬 것을 위대한 대마법사 클라우디오스의 이름 아래서 엄숙히 맹세한다.
선서의 해석
클라우디오스 선서가 만들어진지 몇 백 년이 흐른 20세기 초반,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이 선서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따라 의견이 나뉘기 시작했다. 오늘날 클라우디오스 선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수많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선서 지지자 / 선서 무용론자 / 선서 파기주의자 중 하나로 분류된다.
선서 지지자
클라우디오스 선서를 폭넓게 해석하는 것은 마법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기에 선서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강경지지파'라고 부른다.
마술 공연에서 마법을 사용한다 해도 관객들은 그것을 마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마술로 받아들이고 무슨 트릭이 사용된 것인지 파헤치려 든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마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일반인 앞에서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온건지지파'라고 부른다.
선서 무용론자
클라우디오스 선서는 만들어진지 수 백년이 지났기 때문에 현 시대와는 맞지 않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부분을 고쳐 새로운 선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선서 무용론자'로 분류된다. 21세기 들어서 이들을 '대안지지자'라고 부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선서 파기주의자
선서 파기주의자는 상기한 그 어떤 태도보다도 급진적이고 폭력적이다. 이들은 시대가 바뀌었기에 마법의 존재를 일반인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래서 클라우디오스 선서는 하루 빨리 파기해야 할 족쇄라고 여긴다. 심지어 클라우디오스 선서를 한 마법사를 '자발적 노예' 취급하고, 선서를 파기하지 않는 자는 가차없이 살해한다.
이러한 폭력적인 행보 때문에 모든 선서 파기주의자는 조합과 연합의 적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