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2017. 12. 27. 07:55
in early autumn [ Autumn is the best season for reading. ] Null.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순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순 있다.” - 카를 바르트 I.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 대낮에도 숲 속은 음침했다. 소년은 발밑에 주의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나뭇가지 사이를 헤집는 바람 소리가 그의 등줄기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등 뒤에 누군가가 따라붙고 있는 것 같아 무서웠다. 당장에라도 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멀리까지 와버리고 말았다. 물리적으로도 멀지만, 심리적인 부분이 더 멀다. 여기까지 온 이상 돌이킬 수는 없었다. 소년은 준비물이 잔뜩 든 백팩을 고쳐 메었다. 그리곤 구불구불 이어진 ..